김장하는 날
올해는 엄마가 대전에 가 있는 관계로
아빠랑 동생 나 셋이서 김장을 했다.
시골집에 가니 이미 아빠가 장 봐놓고 배추를 다 절여놨다.
배추는 총 50포기
먼저 속을 만들었다. 작년엔 무를 큼직하게 채썰어서 속에 넣었는데 아빠가 김치 먹을 때 어차피 안 먹고 덜어낸다고 올해는 갈아서 양념처럼 섞어버렸다.
근데 작년 무는 맛이 없었는걸
암튼 이게 더 편하다길래 그냥 갈아넣기로 함
믹서기 아빠담당 무썰기 동생담당 섞섞 내 담당
팔 빠지는 줄…
속을 다 만들고 이제 버무리는 시간
올해는 버무려서 바로 김치통에 넣는다네
속버무리 나, 동생 김치통 바꾸고 배추 나르기 아빠
배추 버무릴 때는 안쪽에 속을 많이 넣고 이파리 갈수록 묻히는 수준으로 버무린다.
근데 나는 배추 안쪽부터 이파리까지 염색수준으로 버무리는 편인데 동생은 좀 덜 묻어도 된다며 안쪽 팍팍 이파리는 대충 슥슥하고 넘김
나는 그럼 맛없다고 주장했지만 아빠랑 동생은 상관없다고 주장
아 내년부턴 김치통에 이름 쓰라고
그래서 나 세 통 할 동안 동생 아홉 통 했다.
김장 끝나고는 아빠가 미리 삶아둔 수육이랑 같이 저녁을 먹었다.
하…근데 수육이 소태라,
한번 더 맹물 넣고 끓였는데도 수습불가ㅡㅡ
먹으면서 무쇠소녀단 최종화가 나오길래
얼떨결에 결말만 보게 됨
밥먹으면서 500미리 생수 3통을 조졌는데도
집에 와서 계속 물 마시는 중이다.
근데 김치 맛은 성공적임 당연함 내가 간 봄
암튼 올해 김장 끝.
+ 그리고 올해 김장할 때를 대비해서 다이소에서 팔목 긴 비닐장갑을 샀었는데 써보니 만족도 굿이었다. 이거 끼고 고무장갑 끼니까 김칫물 손에 안 베고 묻는 것도 덜한듯. 내년부터 너도 김장 필수템이다.